이번에는 둘 다 장(腸)에 관한 소식입니다. 하나는 파킨슨병 환자의 장내세균이 나이와 진행 단계, 복용 중인 약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본 연구이고, 다른 하나는 레보도파 효과를 높이려고 쓰는 약이 장내세균을 바꿔 오히려 약효를 깎을 수 있다는 연구입니다. 파킨슨병에서 장이 왜 자주 언급되는지, 그리고 그것이 약효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함께 보실 수 있는 소식이라 묶었습니다.
장내세균 구성이 나이·진행 단계·복용약에 따라 달라졌습니다
🔍 이렇게 나왔습니다
중국 남부 지역 연구진이 파킨슨병 환자 42명(평균 64.1세)과 나이를 맞춘 대조군 25명의 대변 속 세균을 분석해 국제학술지 Antonie van Leeuwenhoek에 발표했습니다. 그 결과 두 그룹의 장내세균 구성이 뚜렷하게 달랐습니다 — 환자군에서는 루미노코카세아(Ruminococcaceae), 클로스트리디알레스 (Clostridiales), 알리스티페스(Alistipes) 같은 균이 더 많았고, 대조군에서는 박테로이데스 (Bacteroides), 라크노스피라세아(Lachnospiraceae) 같은 균이 더 많았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이 차이가 모든 연령에서 똑같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60세 미만에서는 환자와 대조군의 차이가 거의 없었고, 60세를 넘어서부터 차이가 뚜렷해졌습니다. 또 진행 단계가 높을수록 특정 균이 더 많았고, 항콜린제나 도파민 작용제뇌에서 도파민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약물입니다. 레보도파와 함께 또는 단독으로 쓰이며, 충동조절장애 위험이 레보도파보다 뚜렷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자세히 알아보기를 복용 중인지에 따라서도 균 구성이 달라졌습니다.
✅ 환자분께
파킨슨병에서 변비 같은 장 증상이 흔한 것과, 장내세균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 것은 서로 관련이 있습니다. 브라크 가설일부 환자에서는 알파-시누클레인이 뇌보다 먼저 장이나 후각 신경에서 뭉치기 시작해, 미주신경을 타고 뇌까지 올라간다는 가설입니다. 변비·후각 저하가 운동 증상보다 몇 년 먼저 나타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자세히 알아보기처럼 장에서 시작된 변화가 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 오래전부터 연구돼 왔습니다. 이번 연구는 그 장내세균이 진행 단계·복용약과도 맞물려 움직인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 보호자분께
“장내세균이 원인”이라는 식의 이야기를 듣고 유산균 제품을 새로 챙기시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까지 나온 근거로는 특정 제품이 파킨슨병 진행을 늦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다만 변비 자체는 삶의 질과 약 흡수 모두에 영향을 주므로, 변비가 있다면 그것을 진료 때 말씀하시는 것이 훨씬 실질적입니다.

레보도파 효과를 높이려는 약이, 장내세균을 통해 오히려 약효를 깎을 수 있습니다
🔍 이렇게 나왔습니다
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Nature Microbiology에 발표한 연구입니다. 대상은 COMT 억제제레보도파가 몸 안에서 분해되는 것을 막아 뇌까지 더 많이 도달하게 돕는 보조 약물입니다. 엔타카폰·오피카폰 등이 있으며, 국내에서는 레보도파와 한 알로 합쳐진 복합제로도 처방됩니다.자세히 알아보기 — 레보도파가 몸에서 너무 빨리 분해되지 않게 막아 약효를 높이려고 함께 쓰는 약입니다.
연구진은 이 약에 항균 작용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COMT 억제제가 장 속에서 어떤 세균은 죽이는 반면, 그 약에 견디는 세균은 오히려 늘어납니다. 문제는 그렇게 살아남아 늘어난 세균 가운데 엔테로코쿠스 페칼리스(E. faecalis)가 있다는 것입니다 — 이 균은 레보도파를 분해하는 효소를 갖고 있어서, 약이 뇌에 닿기 전에 장에서 먼저 써버립니다. 실제로 이 균이 많은 사람일수록 레보도파의 효과가 덜한 경향이 확인됐습니다.
연구를 이끈 앤드루 베르데갈(Andrew Verdegaal) 박사는 “레보도파 효과를 올리려고 쓰는 약인데 반대 방향의 효과를 발견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은 또 “약물 상호작용은 보통 간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하지만, 이 상호작용은 장내 미생물을 통해 일어난다”는 점을 이번 연구의 의미로 꼽았습니다.
✅ 환자분께
같은 약을 같은 용량으로 드셔도 사람마다 약효가 다른 이유를 설명해줄 수 있는 단서입니다. 다만 지금 이 소식을 보고 스스로 약을 줄이거나 끊으시면 안 됩니다 — COMT 억제제는 약효 시간이 짧아지는 것을 늦추기 위해 처방되는 약이고, 실제로 도움을 받는 분이 많습니다.
🙋 보호자분께
약을 바꾸는 판단은 담당 의료진의 몫이지만, 그 판단에 필요한 재료는 집에서만 모을 수 있습니다. 약을 드신 뒤 몇 분 만에 효과가 오는지, 다음 복용 전에 얼마나 일찍 효과가 떨어지는지를 며칠만 적어두셔도 진료 때 훨씬 구체적으로 상의할 수 있습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
두 소식 모두 “장이 파킨슨병 치료와 생각보다 깊이 얽혀 있다”는 방향을 가리킵니다. 하지만 어느 쪽도 지금 약을 바꾸거나 새 제품을 챙길 근거는 되지 못합니다. 대신 변비가 있는지, 약효가 도는 시간과 떨어지는 시간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 이 두 가지를 기록해 다음 진료 때 말씀하시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일입니다.
이 글은 최근 발표된 연구와 기사 내용을 파킨온이 쉬운 말로 정리해 다시 쓴 것입니다.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으며, 국내 허가·도입 여부와는 무관합니다. 새로운 치료에 관한 궁금한 점은 담당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