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진단을 받으면 “왜 나에게 생겼을까”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지금까지 연구로 밝혀진 것은, 대부분의 경우 한 가지 원인이 아니라 여러 요인이 겹쳐서 생긴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은 원인을 뚜렷이 알 수 없습니다

파킨슨병 환자의 85~90%는 특발성(idiopathic), 즉 뚜렷한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입니다. 가족 중에 파킨슨병 환자가 없어도 생길 수 있고, 특별히 잘못한 것이 있어서 생기는 병이 아닙니다.

유전은 전체의 10~15% 정도입니다

나머지 10~15%는 특정 유전자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LRRK2류신-풍부 반복 인산화효소2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비교적 늦은 나이에 시작하는 파킨슨병과 관련이 있습니다.자세히 알아보기, GBA변이가 있으면 파킨슨병 위험이 높아지고, 인지 기능 저하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습니다.자세히 알아보기, SNCA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비교적 젊은 나이에 시작하는 파킨슨병과 관련이 있습니다.자세히 알아보기 같은 유전자의 변이가 파킨슨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이런 유전자 변이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파킨슨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며, 가족력이 있거나 비교적 젊은 나이에 진단받은 경우 유전 요인의 비중이 좀 더 큰 편입니다. 가족력이 걱정된다면 유전인가요 글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룹니다.

파란색과 보라색 톤의 추상적인 구조 클로즈업

나이와 환경 요인도 영향을 줍니다

나이는 가장 큰 위험 요인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도파민 신경세포가 자연히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환경 요인 중에서는 농약이 가장 많이 연구됐는데, 특히 파라콰트농업에 쓰이는 제초제 중 하나. 오랜 기간 노출되면 파킨슨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가 보고되어 있습니다.자세히 알아보기라는 제초제에 오래 노출된 경우 파킨슨병 위험이 최대 150%까지 높아졌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드라이클리닝이나 금속 세척에 쓰이는 트리클로로에틸렌(TCE)드라이클리닝·금속세척에 쓰이는 산업용매.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대표적인 물질 중 하나로, 장기간 노출되면 파킨슨병 위험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자세히 알아보기 같은 산업 용매도 지하수를 통해 장기간 노출되면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고, 대기오염도 최근 연구되고 있는 환경 요인입니다. 유전적으로 위험이 있는 사람이 이런 환경 요인에 노출됐을 때 파킨슨병이 더 잘 나타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 즉 유전과 환경이 따로가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으로 보입니다.

흡연자·카페인 섭취자에게 더 적게 나타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여러 관찰연구에서 흡연자와 카페인을 꾸준히 섭취하는 사람에게서 파킨슨병 위험이 더 낮게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는 “흡연이나 카페인이 예방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가 아닙니다 — 흡연은 심혈관질환·암 등 다른 심각한 위험을 확실히 높이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니코틴이나 카페인 자체가 아니라 다른 성분, 혹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원인이 이런 상관관계를 만드는 것으로 보고 계속 연구하고 있습니다.

뇌뿐 아니라 장(腸)도 관련이 있다는 가설

비교적 최근 주목받는 브라크 가설(Braak hypothesis)일부 환자에서는 알파-시누클레인이 뇌보다 먼저 장이나 후각 신경에서 뭉치기 시작해, 미주신경을 통해 서서히 뇌까지 올라간다고 설명하는 가설입니다.자세히 알아보기은, 일부 환자에서는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이 뇌보다 먼저 장(腸)의 신경이나 후각 신경에서 뭉치기 시작해, 미주신경장을 포함한 여러 내장 기관과 뇌를 연결하는 신경. 브라크 가설에서는 이 신경이 알파-시누클레인이 장에서 뇌로 이동하는 통로로 지목됩니다.자세히 알아보기을 통해 서서히 뇌까지 올라간다고 설명합니다. 이 가설이 맞다면, 변비나 후각 저하 같은 비운동 증상이 손 떨림 같은 운동 증상보다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장내 미생물 구성이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다르게 나타난다는 연구도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결론은 아닙니다.

확실한 것과 아직 모르는 것

뇌 안에서 도파민 신경세포가 줄어드는 과정에는 알파-시누클레인뇌 안에 정상적으로 있는 단백질. 파킨슨병에서는 이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뭉쳐서 신경세포 안에 쌓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자세히 알아보기이라는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뭉치는 현상이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이 단백질이 왜, 어떤 사람에게서 뭉치기 시작하는지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전 세계에서 원인을 밝히려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본인이나 가족의 유전·환경 요인이 궁금하다면 담당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