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의자에 오래 앉아 입을 벌리고 있는 것 자체가 파킨슨병 환자에게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떨림 때문에 입을 가만히 유지하기 어렵거나, 삼킴이 불편해 사레들릴까 걱정되고, 치료 도중 약효가 떨어지면 몸이 굳어 자세를 바꾸기도 힘들어집니다. 몇 가지만 미리 준비해 두면 치과 방문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예약 시간은 약효가 가장 좋을 때로 잡으세요
복용 후 2~3시간 정도, 약효가 가장 좋을 때로 예약 시간을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개 이른 아침이 증상이 가장 덜한 시간대입니다. 진료는 45분 이내로 짧게 끊어서, 치료가 여러 번 필요하다면 한 번에 몰아서 하기보다 여러 차례 나눠서 받는 쪽이 덜 힘듭니다. 병이 진행할수록 약효가 좋은 시간이 점점 짧아지므로, 예약 전 병원에 “파킨슨병이 있어 짧은 진료로 나눠서 받고 싶다”고 미리 말해두시기 바랍니다.
입 마름을 미리 알아두세요
파킨슨병 약 일부(예: 트리헥시페니딘 같은 항콜린제, 일부 항우울제·배뇨 관련 약)는 입 마름을 일으켜 충치·치주질환 위험을 높입니다. 입이 자주 마른다면 담당 의료진에게 약이 원인인지, 바꿀 수 있는지 물어보세요. 무설탕 껌이나 사탕, 인공 침 대체제를 써보는 것도 도움이 되고, 하루 2회 이상 칫솔질과 치실질,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도 중요합니다.
삼킴이 불편하다면 눕는 각도를 조정해달라고 하세요
치과 의자를 너무 많이 뒤로 눕히면 삼킴이 불편한 환자는 사레들릴 위험이 커집니다. 진료 전에 의자를 45도 이상 눕히지 말아달라고 요청하고, 물로 헹굴 때도 천천히 할 수 있도록 미리 말해두시기 바랍니다.
복용약을 치과에도 알려주세요
레보도파를 비롯한 파킨슨병 약 전체 목록을 치과에도 알려주세요. 특히 MAO-B 억제제MAO-B(모노아민산화효소-B)를 억제해 뇌 속 도파민이 분해되는 것을 늦추는 약물입니다. 셀레길린·라사길린이 대표적입니다. 국소마취제에 든 에피네프린과의 상호작용이 예전엔 우려됐지만, 최근 연구는 정해진 용량대로 쓰면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합니다.자세히 알아보기 (셀레길린·라사길린)를 복용 중이라면 반드시 알려야 합니다. 국소마취제에 든 에피네프린과의 상호작용이 예전엔 크게 우려됐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정해진 용량대로 쓰면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도 치과의사가 용량을 신중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미리 알려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평소 칫솔질이 힘들다면 도구를 바꿔보세요
손 떨림으로 칫솔을 세밀하게 움직이기 어렵다면, 전동 칫솔이나 손잡이가 굵은 칫솔로 바꿔보세요. 보조도구 고르기 글에서 다룬 것처럼, 도구를 조금만 바꿔도 스스로 관리하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혼자 관리하기 정말 어렵다면 보호자가 도와주거나, 치과에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아 관리 부담을 나누는 것도 방법입니다.
치과 진료를 미루면 안 되는 이유
여러 연구에서 파킨슨병 환자는 치주질환이나 충치를 더 많이 겪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다만 정확한 비율은 연구마다 20~94%로 편차가 커서 하나의 수치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손이 불편해 칫솔질·치실질이 예전보다 힘들어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 “치과 가기가 너무 번거롭다”는 이유로 미루다 보면 문제가 더 커지기 쉽습니다. 불편함 때문에 진료를 피하기보다, 위에서 소개한 방법으로 부담을 줄이고 정기적으로 다니는 쪽이 장기적으로 훨씬 낫습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
다음 치과 예약을 잡을 때 진단 사실과 복용약 목록, 원하는 예약 시간대를 미리 알려두세요. 치과 의료진이 미리 알수록 진료 과정에서 겪는 불편이 줄어듭니다.
이 글은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복용약과 치과 치료의 상호작용은 담당 의료진·치과의사와 상담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