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는 파킨슨병에서 아주 흔하게 나타나는 비운동 증상입니다. 파킨슨병은 왜 생기나요 글에서 다룬 브라크 가설처럼, 장의 신경이 뇌보다 먼저 영향을 받는다는 설명과도 맞물려 변비가 손 떨림 같은 운동 증상보다 몇 년, 심지어 십수 년 먼저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흰 화장지 롤을 들고 있는 손

약도 변비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파킨슨병 자체가 장의 움직임을 느리게 만들기도 하지만, 통증이나 다른 증상 때문에 함께 복용하는 진통제(특히 마약성 진통제)나 항콜린제 계열 약물도 변비를 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변비가 갑자기 심해졌다면 최근 새로 시작한 약이 있는지 함께 점검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기본적인 관리 방법

  • 물을 하루 6잔(약 1.4리터) 이상 마셔보세요. 수분이 부족하면 변비가 더 심해집니다. 카페인과 알코올은 오히려 수분을 빼앗아 변비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 식이섬유를 하루 20~35g 정도 챙겨보세요. 채소·과일·통곡물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가 대변을 더 크고 부드럽게 만들어 배출을 도와줍니다. 보통 식단에서는 하루 15g 정도밖에 못 채우는 경우가 많아, 생각보다 더 신경 써야 할 수 있습니다.
  • 매일 몸을 움직이세요. 규칙적인 운동은 장 운동을 촉진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 매일 같은 시간에 배변을 시도해 보세요. 식사 후처럼 편안한 시간에 규칙을 만들어 두면 몸이 그 시간에 맞춰 반응하기 쉬워집니다.
  • 식이섬유는 갑자기 늘리지 말고 조금씩 늘려보세요. 한꺼번에 너무 많이 늘리면 가스가 차거나 오히려 속이 더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며칠에 걸쳐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안전합니다.

물·식이섬유로도 안 나아진다면 다른 원인일 수 있습니다

물과 식이섬유로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장이 느리게 움직이는 것과는 다른 원인일 수 있습니다. 파킨슨병 환자의 상당수는 배변을 도와야 할 골반저 근육이 오히려 힘을 주는 순간 제대로 이완되지 않아, 변이 다 내려와 있어도 배출이 잘 안 되는 “배출장애형” 변비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섬유질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크게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배에 가스가 차 더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배변 근육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훈련하는 바이오피드백 치료가 이런 유형에는 더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물·식이섬유·운동을 충분히 시도했는데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이 가능성도 담당 의료진에게 확인해 볼 만합니다.

프로바이오틱스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장내 미생물 균형을 조정하는 프로바이오틱스·프리바이오틱스 보충이 변비 증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부작용이 적은 편이라 다른 방법과 함께 시도해 볼 만하지만, 어떤 제품이 본인에게 맞을지는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심해지면 방치하지 마세요

관리에도 나아지지 않고 변비가 계속되면 변막힘(분변매복)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변을 보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거나, 며칠 이상 배변이 없거나, 복통이 심하다면 미루지 말고 담당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관장이나 좌약 같은 방법이 필요할 수도 있고, 복용 중인 다른 약이 변비를 악화시키고 있는지 함께 점검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 글은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변비가 심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담당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